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포기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폭식 뒤에 느끼는 허무함 때문이다. 한동안 열심히 살을 뺐는데 어느 날 잠깐의 실수로 이성(?)을 잃고 먹어 버리는 바람에 힘들게 고생고생 뺀 살이, 고향 찾아 돌아오는 연어 떼처럼 무자비하게 차 오를 때 느끼는 허무함은 다이어트를 그냥 포기하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다이어트를 하며 느꼈던 분노감이 더해지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냐 싶어 깔끔하게 다이어트 세계를 탈출하여 주지육림의 세계로 갈아타게 된다.
머리와 몸의 갈등에서 시작되는, "아차!" 하는 하룻밤의 실수는 남녀 사이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머리와 배 사이에서 시작된 갈등은 굶주렸던 입과 손의 합작으로 수 많은 것들을 먹어 치우는 결과를 낳으며, 머리의 참혹한 실수로 끝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머리는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이고, 머리는 다이어트를 계속할 용기를 잃는다. 그렇지만 그렇게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수는 모두가 하는 것이고, 누구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일이다. 실수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되고, 실수 때문에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한끼 많이 먹었다고, 하루 좀 많이 먹었다고, 다이어트가 끝나 버릴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아직 긴 삶을 살아야 하며, 다이어트는 그만큼 계속 되어야 한다.
오늘의 다이어트
금요일 혹은 토요일에는 폭식(?)을 허용하고, 일요일에는 가급적 음식을 제한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살을 빼려는 사람이기 이전에, 돈을 벌어야 하는 외벌이 가장이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놀아야 하는 아빠이며 남편이다. 내 몫의 삶도 중요하지만, 가족에게 주어진 내 인생의 지분 역시 소홀히 하고 싶지않다. 함께 먹고 마시는 일은 내 삶과 가족의 삶에 무지하게 중요한 부분이다. 하여간 오늘 충분히 먹었다.
오늘의 운동
제로(0). 하나도 안 했다. 하루 종일 누워 있었다. 밀린 잠도 자고, 읽고 싶던 책도 읽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도 하나 봤다. 토요일은 좀 먹어주고, 일요일은 좀 쉬어 줘야지라는 마음이다.
오늘의 음식
점심은 아내가 만든 베트남 쌀국수. 저녁은 부모님 집에서 돼지불고기를 메인으로 하는 집 밥. 반주로 청하 한 병.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사온 베트남 쌀국수에 이것 저것 첨가해서 만들었다. 비주얼도 그럴 듯 한데, 맛은 더 그럴 듯 하다.
오늘의 몸무게
85.9kg 어제와 큰 차이는 없다. 운동도 안하고, 먹은 것도 크게 줄지 않았는데, 살이 빠지면 그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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