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나는..
나이 마흔 쯤 먹으면
수영장 달린 그림같은 집에서
턱시도 입고 클래식 들으며 살 줄 알았다.
마지노선으로 정한 마흔의 일상 역시, 적어도,
서재에 앉아 창 문 밖에서 어두워지는 도시의 황혼을 바라보며
인생은 아름다워를 중얼거리는 일상일 거라 생각했다.
진짜로 .. 이런 집에서 살 줄 알았다.. ㅎㅎ
하위 5% 안에 드는 안벽한 흙수저 가문에서 태어난 나의
세상물정 모르는 꿈이었다.
나이 마흔 쯤 되었을 때 나는,
수영장 딸린 그림 같은 집은 고사하고,
서울 인근의 작은 집이라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는 지에 대해 억겁의 고민과,
어떤 것을 아끼고,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 지에 대한 덧하기와 뺄셈의 무한 반복 뒤에
간신히 구할 수 있는 인생의 목표와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럭 저럭, 집을 사서 대출금을 갚아나가다 보면
아이들은 훌쩍 자라나게 되고, 부모님은 연세가 드시게 되고, 우리의 몸은 에전 같지 않고 조금씩 고장이 나고,
가장으로서,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해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
삶은 조금 더 궁상맞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는 것 역시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흔 넘은 내 인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수영장 대신 욕조에서 여유를 즐기고,
집에서는 턱시도 대신 주로 내복을 입지만
단체복마냥 아이들과 함께 같은 내복을 입고 서로를 향해 침 튀기며 깔깔거리고,
같이 발가벗고 목욕하면서 서로를 향해 물 튀기며 즐거워하는
내 인생은
꽤나 괜찮은 편이다.
도시의 황혼이 바라다 보이는 넓은 서재는 없지만,
한쪽 벽을 책으로 쌓아 놓은 거실에서
창문 밖 단지 주차장을 바라보며,
내 인생도 뭐… 나름 아름답네...를.. 중얼거릴 수 있는
행복한 삶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스물에 생각했던 나와 마흔이 넘은 나 사이에는 먼 간극이 있더라.
뜬금 없이 집어 넣은 초속 5cm 캡쳐이미지..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지만, 그것 때문에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는 인생이 있고, 그 너머의 인생도 그럭 저럭 살만하더라.
그러다 문득,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 볼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계획은 아니고...
나이 스물에 꿈꿨던 마흔 살에는 부족하지만,
나이 마흔 살에 꿈꾸는 쉰 살의 모습은 더 실제와 가까웠으면 싶었다 싶었다.
목표를 모으고 완성하다 보면,
내 모습은 미래의 나와 많이 닮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것을, 글로, 블로그로 남기면 어떨까...
오늘을 살아가는 내 모습은 과거 내 행동들의 결과물이고,
미래 내 모습을 가르키는 이정표일 테니까.
블로그는 나름의 의미가 있으리라.
그 와중에 만들어지는 정보들은 다른 이들을 위한 부산물로써,
공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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