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된 프로젝트/두 달간, 10kg 감량

다이어트 52일차, -7kg. 2주만의 기록

곰아재 2018. 8. 24. 12:05

먹고 살기 바쁘다. 개 끌려가듯 따라간 갑작스러운 중국 출장과 본래 계획되어 있던 가족여행이 겹치고, 일에 깔리다 보니 숨쉬는 일 말고는 꾸준히 되는 게 없었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들 마무리 하고 한시름 놓았다. 블로그를 열어보니 다이어트 일기가 14일이 밀려있다. 오늘로 52일차. 두 달 간의 다이어트 기록이기에, 앞으로 8일 남았다. 

출장 다녀 와서 바로 쟀던 지난 주 토요일 몸무게가 83.3kg이었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측정했던 무게가 78.7kg이니, 거의 5kg이나 쪘다. 1주일에 1kg 빼기는 정말 어려운데, 정신줄 놓고 다니니 1주일에 5kg이 찐다. 진짜 불합리한 발란스가 아닐 수 없다. 신은 인간 몸무게에 대해 발란스 패치를 해줘야 한다. 인간을 만들어 놓았으면 책임을 줘야지. 세상에 온갖 맛있는 것들은 다 뿌려놓고, 많이 먹으면 살 금방 찌도록 설계하다니, 배고픈 다이어터 입장에서 신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주는 일에 치여 살다 보니, 회식도 없고, 과식도 없었다. 운동은 제대로 못 했지만, 시간이 없어 점심은 대충 때웠고, 저녁도 매일 회사 근처에서 사 먹다 보니 입맛도 별로 없어 많이 먹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재어 보니 80.4kg. 그래도 이번 주에 많이 뺐지만,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보다 딱 7kg이 빠져있다. 앞으로 3kg 남았다. 

8일동안 3kg 빼야 한다. 처음 시작할때 정도의 체지방이라면 3kg 감량이 어렵지 않겠지만, 이미 체지방 20% 미만이라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할 수 있을까? 굉장히 억지로라도 이번 주 토요일에는 3kg을 감량한 것처럼 보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주는 진짜 빡세야 한다. 


1주일에 3kg 감량? 가능할까?

실질적으로 1주일에 3kg 감량은 불가능하다. 3kg이라면 대충 잡아도 20,000kcal이기 때문에, 하루에 3,000kcal 정도를 감량해야 한다. 진짜 열심히 운동해야 1시간에 300kcal 빠진다. 1일 기초 대사량을 2,000kcal로 잡으면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운동을 3시간씩 해야 3,000kcal를 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소처럼 먹으면서 빼려면 하루에 10시간씩 운동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체중 제한에 걸린 운동선수이거나 인생을 포기한 노숙자가 아니라면 버틸 수 없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다면 극단적 방법을 써야 한다. 운동으로 체지방률을 더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면 일단 몸의 수분량이 줄어들어 일시적으로 1주일 동안 2-3kg 정도 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게다가 운동 직후 수분섭취까지 안 한 상태에서 바로 몸무게를 측정하면 적어도 1kg은 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물론, 몸무게 재고나면 물을 재빨리 먹어 주어야 한다.) 이런식이라면 해 볼만 하다.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번 출장은 완전 돌발변수였다. 안 갈 수 없었고, 안 갔다면 다이어트로 내가 굶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아 가족 모두가 굶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때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지금이라도 어떻게 해야 한다.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와 중국 선전에서 같이 먹은 저녁. 수족관에서 해산물을 고르고 계산하면 요리해준다. 영어는 절대 안되고, 오직 중국어로 주문 가능한데 요리 방식까지 손님이 원하는 형태로 선택할 수 있는 듯 했다. 그날 대략 15가지 정도의 음식을 먹은 듯 하다. 진짜 맛있었는데, 후회스럽기도 하다. 쳐다보니 다시 먹고 싶어지는데, 왜 그렇게 먹었나 싶기도 하다. 내 나이 40대. 음식도 많이 먹었지만, 나이도 많이 먹었는데.. 이미 먹어 버린 것들 가지고 이렇게 갈등이 심하다니, 내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