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된 프로젝트/두 달간, 10kg 감량

다이어트 32일차,-6.3kg,어떻게 하면 포기하지 않을까? 2/3

곰아재 2018. 8. 6. 10:59

다른 결심들은 오히려 쉽다. 금연? 담배를 안 피면 바로 끝이 난다. 다시 담배를 피기 전까지는 일단 성공이다. 금주?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안 먹으면 끝이다. 마음 먹고, 바로 멈추는 순간, 일단 성공이다. 다시 시작하면 실패가 되지만, 내일 다시 술을 마시건, 다음 주에 다시 담배를 피건 간에 일단 오늘은 성공이다. 한 시간 후에 금단 증상을 참지 못하고 다시 시작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일단 깔끔하게 결과가 눈에 보인다. 

다이어트?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려면 최소 3주는 걸린다. 3주 정도 지나면  사람들이 "오 살 조금 뺐네?"라고 말을 하지만, 그 과정은 괴롭고 지난하다. 다른 결심들이 시작과 동시에 성공을 눈에 볼 수 있다면, 다이어트는  결심 이후, 실천, 그리고 성과를 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긴 시간을 참아야 하는 다아이트의 특성은 의지 박약자들을 양산해 낸다. "이번 생은 안되~~"라고 외치며 장렬히 포기하는 다이어트들이 많은 것은, 기간이 길어서 생기는 어려움 때문이다. 다이어트 시작과 동시에 1kg이 빠지면서, 날마다 500g 정도가 쑥쑥 빠진다면, 그걸 보는 즐거움으로라도 다이어트를 할 텐데, 이 놈의 살은 안 먹어도 쉽게 티가 안나니 금새 힘이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한다. 


그래도 안 할 수 없다.

툭 튀어 나오는 배에서 기아 상태의 난민이 오버랩되고,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얼굴 살을 모며 일본 덕후들의 모습들이 연상된다면 상당히 끔찍하다. 쉽게 그만 둘 수 없다. 이것 아니어도 인생에 마이너스 요소가 많다. 다이어트라도 성공해서 인생 스펙 평점을 올려야 한다. 안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긴 다이어트 기간 내내에 긴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팁

한 가지 팁을 말하자면,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면, 조금만 힘들어져도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멈추게 된다. 주위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도 모를 뿐더러,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다이어트 실패했어"라는 말과 동시에 "시작이나 했었어?"라는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주위 사람들을 브레이크로 만들어야 한다. 주위 사람들이 "다이어트는 어때? 잘 되고 있어? 다이어트 한다며 그걸 왜 먹어?" 라고 건네는 한 마디는 "아.. 안 될 것 같아.. 더 버틸 수 없어.."라는 소화기관의 외침에 강력한 입막음을 가하게 된다. 일단 주위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 쉽게 다이어트를 그만 둘 수 없다. 의지 박약자로 찍히고 싶은 사람은 없다. 회사나 사회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위치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말이야. 한다면 해!"라고 떠들고 다니는 꼰대 스타일의 성격이라면,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했을 경우 성공확률이 아주 아주 높아 진다. 뱉은 말은 주워 담아야지. 


오늘의 음식

오늘은 홍어 삼합. 사실 홍어 삼합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돼지 고기다. 가끔 홍어에만 집중하는 가게들이 많던데, 돼지고기가 맛없으면 말짱 황이다. 제대로 삶아진 돼지고기에 잘 삭힌 홍어를 올리고, 그리고  묵은지에 싸먹으면 캬~~~~~~~~!!! 세상에 왜 이리 맛있는 것이 많은거야? 나, 다이어트 중이라고.


대화동에 있는 전라도술상에서 먹었다. 

근처에 남도술상 본점(예전이름은 호프랑 소주랑)이 있는데, 구성이 비슷하지만 맛은 이쪽에 한 표 더 주고 싶다. 

양과 가격은 남도술상이 더 저렴해서, 그쪽에 더 많이 가지만 말이다. ㅋㅋ



오늘의 몸무게

몸무게는 정직하다. 낮에 많은 운동을 했지만, 저녁 한 끼 제대로 먹으면, 몸무게는 여실없이 그 결과를 숫자로 보여준다. 나쁜 시키. 81.1kg. -6.3kg. 어제보다 700g 더 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