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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갤럭시 S7 키보드 케이스 - 단점 위주의 리뷰

곰아재 2017. 3. 12. 21:45


벼르던 걸 하나 샀다. 가격은 얼마하지 않지만 불편한 단점들 때문에 망설인 탓에 결제까지 오래 걸렸다.

우리나라 최저가는 3월 8일 현재 5만원 정도. 아마존 판매가는 30달러 정도. 배송비까지 합쳐도 1만원 정도 차이가 나지만, 그냥 우리나라에서 구매했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공식 이미지..

인터넷에서 가져온 공식 이미지..


용도는 그 생김 그대로다. 키보드.

예전에 쓰던 블랙잭, 미라지 느낌이 난다. 몇년전까지 메인 폰이었던 블랙베리 감성도 살아있다. 키감은 쫀득하다. 여타의 블랙베리 폰보다 더 힘을 줘야 한다. 탄성은 좋은데 뻑뻑한 맛이 있다. 덕분에 키보드 누르는 힘이 부족해 간간히 입력이 씹힌다. 그래도 엣지의 터치 키보드의 불편함에는 비할 수 없이 좋다. 

10년 가까이 지난 블랙잭과 미라지. 책상 속을 뒤져 찾아냈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탓에 지저분하다. 그래도 아마 작동은 할 듯.. 더 뒤져보면 블랙베리도 몇 개 나올텐데.. 오래전부터 쿼티 폰을 좋아했었다.


사용법은 쉽다. 그냥 뒷판 부착하고 앞에 키보드 꽂으면 자동으로 인식한다. 별도의 전원 연결이나 페어링 과정도 없다. 이게 유일한 장점이다. 쉽게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그냥 앞면에 키보드를 꽂으면 아이콘이 작아지고, 화면 크기가 맞춰진다.

단점은 수두룩하다. 키보드를 앞에 꽂건 뒤에 꽂건 모양이 망가진다. 노트5에서 에지7으로 넘어간건 그 깔쌈함 때문이었는데..(정확히 말하면 노트7이 폭발해서이기도 하다. 망할 노트7. 아직 노트7 케이스와 스킨능 반납 못해 그대로 있다.) 키보드를 꽂으면 무언가 되다 만 모양새가 된다.

그리고 키보드를 케이스 뒤에 꽂으면 무선 충전이 잘 되지 않는다. 보통 키보드는 뒤에 매달고 다니고, 메일이나 글을 쓸때 앞에 부착하게 되는데, 무선 충전이 잘 안되면 키보드를 늘 케이스 뒤에 부착하고 다니기 번거롭다. 조금만 신경 썼으면 이건 해결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그리고 키보드를 부착하면 폰의 테마도 기본 테마로 돌아간다. 다른 사제(?)테마들에게 물리 키보드 레이아웃이 적용을 강제로 적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홈버튼을 덮어 버리기 때문에 지문인식이 되지 않는다.

지문 인식도 되지 않는다. 키보드를 앞에 끼우면 홈버튼이 가려지기 때문에 지문 인식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아 물론 뒤에 매달려 있을 때는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다.

이 글도 키보드 케이스로 작성중이다. 사용하다 보니 뻑뻑한 자판이 꽤 불편하다. 키보드가 길들여질지, 내가 이 자판에 익숙해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뻑뻑한 키감에 손이 좀 아플 듯 하다. 벌써 손가락이 저려온다.

가장 큰 문제는 키보드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 다는 것. 키보드 케이스 중에 자판에 조명이 들어 오는 제품은 없다. 이건 별도의 전원이 없는 이런 제품군의 한계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보통 키보드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은 이동 중이거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인데, 그런 경우 자판이 보일만큼의 충분한 조명이 확보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나만 해도 밤에 침대에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일과를 정리하는 글을 쓸 때가 많은데 이 키보드를 이용해서 글을 쓰려면 침대 스탠드를 켜야 한다. 스탠드 전원을 넣으려고 일어서려다, 차라리 터치 키보드가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지만 

이런 다양한 단점들이 존재하지만 이 키보드를 구매한 것은 쿼티 키보드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쿼티 키보드의 매력에 빠져 우리나라에 들어온 모든 쿼티 폰을 구매하겠다고 계획했던 일들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 지금 어느 구석에 박혀 있는 지도 모르는 그 기기들을 구입하기 위해 들어간 돈이 얼마던가. 낮은 성능과 떨어지는 폰의 성능에도 끊임 없이 구매해줬던 나 같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쿼티 폰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심지어는 블랙베리에서조차 새로운 쿼티폰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런 와중에 벤더 업체가 아닌,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키보드를 직접 만들어 준다면 나로서는 감사한 일이다. 쿼티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