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된 프로젝트/두 달간, 10kg 감량

다이어트 9일차 -3.6kg. 다이어트는 신에 대한 도전이다.

곰아재 2018. 7. 3. 23:59


인간계만큼 다양한 음식은 없다

어떤 동물도 음식을 가공해서 먹지 않는다. 신이 만들어준 세상을 그대로 받아 들인다. 먹이를 구하면 먹고, 못 구하면 굶고, 뺏기면 안 먹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인간만이 원재료에 온갖 것을 첨가하고, 굽고, 찌고, 볶아서 먹을 뿐더라 앉아서도 먹고, 서서도 먹고, 차를 타고 가면서도 먹는다. 심지어는 먹을 수 없는 것들 - 예를 들어, 금가루, 꽃가루 같은 것들도 같이 넣어 먹기도 하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약품을 만들어내서, 거기서 음식을 추출해 먹기도 한다. 그냥 두고 먹어도 충분한 쌀, 보리, 포도 같은 것들을 발효시켜, 술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심지어 술은 인간을 원초적인 동물(예:개)로 만들기도 한다.) 온갖 음식이 넘쳐나는 인간계. 인간에게 주어진 다양한 음식은 다른 동물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신의 특권이리라.


다이어트는 신에 대한 도전이다.

다이어트는 이런 신의 특권을 무시한다. 아니, 신의 특권을 신의 시험으로 여긴다. 신이 만들어준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는 시험. 달콤한 맛의 유혹을 참아내는 시험. 어쩌면 신이 인간에게 만 준 호의를 무시하는 인간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지구, 세계, 어느 동물이 다이어트를 하는가? 오직 인간만이 먹을 것을 거부하며,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강렬한 욕구-식욕을 이겨내려고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신의 뜻을 거역하는 잘못된 일이지 않을까? 문득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점심에 혼자 사무실에 앉아 계란과 바나나를 먹고 있으니 짜증이 나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중국집 전화 번호를 만지작 거리며, 신의 뜻에 순응을 하며 살아야 하나 생각하게 된다. 시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다. -.,-;


오늘의 다이어트 - 나의 뜻대로 하도록 하소서.

조금 빠졌다. 지난 주말 열심히 먹었던 것들을 멈추니, 내 뜻에 따라 빠지는 듯 하다. 그래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신의 뜻을 계속 거역하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음식과 운동을 조절해야 한다. 


오늘의 음식 - 1일1식

아침은 해독 주스, 점심은 바나나와 계란 한 개씩, 저녁은 집 밥. 




오늘의 운동 - 수영 천천히 30분

별로 운동이 하고 싶지 않았다. 피곤했고, 발목이 아팠다. 쉬엄 쉬엄, 천천히, 자유형으로 30분 정도 돌았다. 


오늘의 몸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