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10kg 다이어트 - 맥주먹고 누워 거울을 보다가 결심했다.
오늘 마음 먹었다. 살을 빼기로. 목표를 정했다. 100일간 10kg.
맥주먹고 누워 거울을 보다가 결심했다.
오늘 5월 13일.
여기 저기서 테클이 들어온다. 큰 아들은 나를 배둘레햄이라고 놀리고, 둘째는 손가락으로 내 배를 찌른다. 아내는 푹신해서 좋아졌다며 활짝 웃지만, 그 말이 내게는 상처다. 날마다 내 벗은 몸을 보는 수영장 멤버들도 한 마디 씩 하고, 심지어는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냐는 말까지 들었다. 지금 불룩 나온 내 배는 올 초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이 주는 부담을 먹는 걸로 풀려 했던 결과물이다. 아침에 재 본 몸무게는 88.7kg. 체지방 24.8%. 오늘이 태어나 가장 무거운 날이다. 작년 이맘 때 대비, 8kg이나 쪘다. 이제는 안 되겠다. 살이 찌니 허리도 아프고, 입을 옷도 없다.
100일 후, 9월 2일
100일이면, 오늘 시작해서 9월 2일에 다이어트가 끝난다. 9월 초. 이미 여름 휴가는 끝났다.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 여름 전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할 생각은 없다. 난 남들의 시선에 초월한 40대 아저씨이다. 그까짓 똥배는 나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생각한 40대 내인생에서의 내 모습은 이리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10kg 빼봐야 78.6kg이다. 배 많이 나온 아저씨에서 배 조금 덜 나온 아저씨로의 변신일 뿐, 뭔가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두려운 현실에서 이제 빼지 않으면, 자존감 마저 하락하는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 빼야겠다. 100일간 10kg을.
100일 후, -10kg
100일간 10kg이면, 매일 100g을 빼야 한다. kcal로 따지면, 하루에 대충 700kcal를 덜 먹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내 평균 음식 섭취량이 하루에 2,700 - 3,000kcal인 것을 생각하면, 20% 가까운 음식을 줄여야 한다.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아침을 안 먹으니, 점심 저녁으로 1,000kcal씩만 먹으면 된다. 마음 같아서는 100일간 한 20kg 빼고 싶다. 더 뺄까? 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점심을 더 적게 먹고, 야식만 줄여도 된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건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재가 되어 버려서, 망친 몸은 쉽게 회복이 되지 않더라. 최대한 몸 아껴 가면서 다이어트를 해야 겠다. 그리고 올 해 처음 하는 다이어트를 실패하고 싶지 않다.
목표 체지방은 18%.
체지방 25%. 날마다 수영하는 사람의 체지방이 아니라 슬퍼졌다. 나는 수영을 한다고 해서, 다이어트가 되지 않았다. 내 문제 탓이다. 수영을 하고 평소처럼 먹으면 살이 빠지겠지만, 수영을 하고 나면 허기가 져서 더 먹는 습관이 생긴 버린 탓에 살이 오히려 쪄 버렸다. 악순환을 끊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여간, 체지방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다이어트를 해 나갈 생각이다. 체지방은 18% 정도를 목표로 할 생각이다. 7%의 체지방을 감량하려면, 지금의 내 몸무게에서 지방을 7kg을 빼야 한다. 근손실을 생각하면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다이어트 방법
일단 음식을 줄인다. 이게 1원칙이다. 굶거나, 원푸드 다이어트를 할 생각은 없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성공해도 뒤이어 찾아올 요요와 부작용을 이겨낼 나이가 아니다. 몸 생각하면서 다이어트를 할 생각이다. 음식을 20% 정도 줄인다. 그리고 야식을 줄인다. 그리고 하루에 1시간씩 운동한다. 아침에 40분 수영하고, 저녁에 30분 정도 걷는다. 이게 2 원칙이다. 난 한 가정의 가장이고, 회사에서도 꼭 해야 하는 업무가 있기에, 밥 자리 술자리를 줄이거나 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 굳이 인생 꼬아 가면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차근 차근 순리대로, 한발자국씩. 편법없이. 상식의 방법으로 해 나갈 생각이다. 중간 중간 회식이다, 모임이다 해서 스텝이 꼬일 수 있다. 그리고 잠깐 포기고픈 마음에 며칠 열심히 달릴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으리라. 이게 3원칙이다. 잠깐의 방심은 다음 기회를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 아.. 적어 놓고 보니, 지나치게 비장하다. ^^; 덜 먹고, 운동 하고, 포기 않고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뜻이다. ㅎ
이 글의 방향
날마다 글을 적을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 자주 적을 생각이다. 먹은 것들을 기록하고, 운동한 내용을 적을 것이다. 가끔은 몸무게 추이도 적어갈 생각이지만, 저울에 찍힌 숫자에 연연하게 되면 오히려 의지가 꺾이거나 동기부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